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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쪽으로 미쳐버린 가을 사나이, 삼성 박승규의 시간

레벨 17겁나빠른거북
2026-11-08 06:22:58
0 2

야구 예능이나 가을야구 시즌이 되면 감독들이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단기전에는 미친 선수가 하나 나와야 우승한다."

2026년 가을, 삼성 라이온즈에서 그 '미친 선수'의 배턴을 이어받은 주인공은 바로 외야수 박승규입니다. 박진만 감독마냥 "진짜 미친 놈처럼 야구한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그의 방망이와 기세는 지금 KBO에서 가장 뜨겁습니다. 한국시리즈 4경기 동안 타율이 무려 5할, 3차전 쐐기 솔로포에 이어 4차전에서는 3안타 3타점 원맨쇼를 펼치며 팀을 하드캐리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의 활약에 더 열광하고 가슴 뭉클해지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뜨거운 에너지 이면에 숨겨진 '간절함' 때문입니다.

사실 박승규에게 지난해 가을은 지독하게 추웠습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잔류군에서 동료들의 가을야구를 TV로만 지켜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상무 시절부터 "우리가 전역하면 꼭 팀의 주축이 되자"고 함께 피땀 흘렸던 동기 이재희 선수와 함께 재활하며 속을 태웠던 시간들.

그 서러움과 아쉬움의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알기에, 올가을 그가 안타를 치고 나가 베이스 위에서 포효하는 모습은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상황에서 내가 더 크게 소리 지르고 리액션을 해야 팀 분위기가 살고 상대 기세를 누를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선수, 진짜 팀을 위해 온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박승규는 지금 시리즈 MVP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덤덤하게 말합니다.

"개인 MVP는 욕심 없어요. 우승하고 (구)자욱이 형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저 이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과 뜨거운 분위기를 매 경기 느끼고 서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개인 대기록의 기회 앞에서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과감하게 3루로 베이스를 훔치던 그 묵직한 진심은 가을야구에서도 한결같습니다. 게다가 우승 반지로 예비 신부(근대 5종 국가대표 김선우 선수)에게 프러포즈하겠다는 로맨틱한 낭만까지 장착했으니, 팬들이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가장 간절했던 자가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무대, 가을야구.

부상과 시련을 이겨내고 푸른 사자 군단의 심장이 된 박승규의 포효가 삼성 라이온즈의 12년 만의 대권 염원을 마침내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의 '행복한 미침'이 우승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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